1/17/2026

한 때는 아날로그 사랑도 존재했었으나, 바람기억의 출시와 함께 막을 내렸다.

 필자는 1986년생이라서,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는 카톡이 없는 세상을 살았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그랬지만, 여자친구와도 핸드폰 없이 만났던 시절도 있었다.


그 때의 썸이라면, 고등학생 때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관심이 있는 그녀가 자정에 셔틀을 탈지, 12시 30분일지, 11시 30분일지를 예측하던, 그 설렘이 지금와서 보면 썸이었던 것 같다.


그런 시절을 거쳐서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카톡이 생기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 때도 더 이상 선불 전화카드가 필요없게 되고, 페이스북이 유행하고, 그렇게 관계에 쉴 틈이란 게 없어지면서,


소중함도 사라지고 간절함도 사라진 것 같다.


꼭 관계에 소중함과 간절함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녀와 통화를 하기 위해서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서, 그녀의 부모님에게 그녀 좀 바꿔달라고 말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으로선 그 시절의 단점만큼 장점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지금의 단어로 짧게 요약하면 낭만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관계엔 낭만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약없이 기다렸던 그 비효율은 낭비된 시간과 감정만큼 낭만을 제공했다.


2012년 발매된 나얼의 바람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기론 나얼의 오랜 연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나오게 된 것일 거라고 하는데, 필자도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음악이 나온 시점 때문에, 2012년이라는 그 타이밍과 그 가사와 갬성 때문에,


필자에게는 낭만의 시대가 막을 내림을 알리는 노래라고 여겨진다.


그의 9 년(이라고 알려진)의 연애가 끝나며 만든 노래가,


공교롭게 필자의 20대가 막을 내려가던 시점에,


그리고 아날로그 사랑이 막을 내려가던 시점에 나오게 된 것이었다.


바람기억을 들으면, 그 낭만의 시절이 생각이 나게 된다.




1/12/2026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내 얼바인 중식당 탐방기

필자가 거주중인 Irvine, CA는 동양인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도시다. 특히 인도, 동남아 계열을 포함한 동양인 외에 한, 중, 일, 대, 홍 정도로 정리되는 동쪽 동양인들이 많이 살고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인들이 자랑하는 햄버거나 피자는 기이할 정도로 맛이 없지만, 동양 음식점들은 이런저런 선택권들이 많이 있다. 뭐 본토와 비교할 퀄리티는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최근에 중국 식당을 많이 다녀서, 다녀와 본 곳들을 다 정리해본다.


코스타 메사의 Din Tai Fung을 제외하면 Kuan Zhai Alley, Lao Ma Tou, Meizhou Dongpo, Tasty Spot Cafe는 전부 얼바인에 위치해 있다.


그럼 후기 시작한다.


후기

먼저 Lao Ma Tou 핫팟. 노마두 훠궈 되시겠다. 사천음식의 성지 격 되는 중국 사천성 청두시에 본점이 있고, 미국엔 지점이 몇군데 있다고 하는데, 그 한 군데가 얼바인에 있다. 평일에도 항상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훠궈는 하이디라오를 비교대상으로 삼고 맛을 생각하는데, 백탕은 하이디라오보다 돼지 뼈 맛이 강하게 난다. 그게 진짜 돼지 뼈를 넣고 우려서인지... 파우더를 많이 넣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홍탕의 경우 매운 맛이 네 단계가 있는데, 제일 안 매운 맛으로 먹어도 하이디라오 홍탕보다 맵다. 필자는 제일 안 매운 일단계로 했으나, 한 입 먹자마자 눈물 쏙. 근데 맛만 보면 하이디라오 홍탕보다 기름기가 적고 더 깔끔하게 매운 맛이다.

친구들과 함께 가서 사진을 열심히 찍진 못했는데... 필자도 사회성이란 게 있는 생물이라... 아무튼 전체적인 느낌이 어차피 탕에 넣을거지만서도 플레이팅에 더 신경을 쓴 느낌이다.

중국 사람들이 왜 이렇게 어묵을 열과 성을 다해 만들지... 라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 그래도 유일하게 먹을만한 어묵은 새우가 들어간 어묵이라고 생각한다. 어묵은 뭔가 생선인가? 싶어서 먹지만 결국 뭐야 탄수화물이잖아! 로 끝나는 맛이라... 아쉽다... 그래도 이 새우 fish ball은 먹을만했다.

이것저것 시켰지만, 필자는 역시 훠궈엔 두부가 최고라는 생각을 한다. 얼린두부, 두부 껍질, 이런 두부 저런 두부... 두부랑 야채만 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무튼, 노마두 훠궈는 굉장히 추천한다. 하이디라오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훠궈를 먹어볼 수 있다.

두번째 방문한 곳은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 근처에 위치한 Kuan Zhai Alley이다. 가게 이름을 찾아보니 청두의 지역.. 서울로 치면 가로수길 정도 되는 느낌의 길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사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와 봤다.

메뉴판이 중국집 치고는 나름 밀도있게 짜여져 있다. 성인 셋, 남자 둘에 여자 한 명 가서 마라샹궈 (combination spicy dry pot) 하나, 수저어 (fish in spicy chili broth) 하나, sichuan string bean, 그리고 밥 두 공기 시켜본다.


드링크 메뉴가 맥주랑 와인인데... 사천음식에 와인이... 맞나...? 이런 안주들에 클라우디베이 80불 주고 사 먹으면 정말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샹궈 등장. 딱 봐도 고추도 너무 적고 화자오는 없는 것 같고, 두반장 출신인건지.. 콩 껍질들이 좀 보인다. 이러면 역시.. 콩소스빨로 맛이 없진 않지만, 사천 음식이라는 느낌이 좀 덜 들게된다.

나름 그릇에 초도 깔아줘서 따뜻한 거 다 좋았는데... 화자오 안 들어간 건 선 넘었다.

수저어도 맛있었는데, 별로 맵지도 않고 얼얼하지도 않고... 예전에 홍콩에서 어떤 홍콩 교수님과 사천 식당을 갔는데, 필자는 맛있게 먹었는데 그 교수님이 "아 너무 blend 하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났다. 그 때는 이게 블렌드...?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도 사천식당 짬이 좀 찬건가.. blend 하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블렌드 하다는 게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그냥 아숩다 그 말이죠... 물론..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그다지 안 들었다. 이래놓고 다시 갈 수도 있지만...

이번엔 필자의 얼바인 내 최애 중식당 Meizhou Dongpo. 재밌는 건 본점은 베이징에 있는 가게인데, 소동파 시인의 이름을 딴 식당으로, 베이징 내에선 나름 사천 음식점이라고 한다 ㅎㅎ

평일 점심에 가면 런치 메뉴가 있는데, $105 짜리 메뉴를 그냥 디너 메뉴판과 비교해 보면 $10 할인해주는거다. 퍼센트로 하면 10%도 안 해주는거라.. 음... 굳이 런치에 갈 필요가 없다...

그래도 10%도 소중하니까 시켜봤다. 가지... 음.. 아주 맛있다.. 그냥 밥도둑..

우리 3세 딸내미가 좋아하는 베이징덕 반마리. 삘 받는 날엔 혼자 반 마리 거의 다 먹는다. 아무리 못해도 저거의 절반은 최소 먹으니까... 베이징 덕이 좀 비싸긴 해도 딸내미가 먹는거 보면 아깝단 생각이 안 든다 ㅎㅎ

딸내미 그릇에 먼저 엄청 덜어주고 시작해도, 혹시 더 먹을까봐 손을 잘 못 대겠다. 부모 마음이란 이런 것이겠죠...

원래 홍탕에 들어간 fish를 제일 좋아하는데, 런치 세트는 변경이 안 된다고 해서 beef를 최근에 먹어봤다. 원래라면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 건 고기 적게 주려는 수작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번엔 왠지 오히려 야채가 많아서 좋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밥도둑.. 물론 맛은 blend 하다... 근데 kuan zhai alley보다는 마라하다. 여전히 별로 마라한 건 아니지만...

필자가 제일 싫어하는 중국 음식이 저 달짝지근한 칠리 소스 들어간 모든 음식인데, 가족끼리 갔을 때 어쩌다 저걸 시켜보게 되었다. 역시 아쉬웠다... 너무 달아... 아무튼 Meizhou Dongpo는 상당히 추천이다. 칠리생선처럼 함정메뉴도 있긴 있지만, 전체적으론 굉장히 훌륭하다.

3연속 사천음식만 먹은 것 같으니까 이제 광동식으로 가보자. 근데 참고로 필자가 사천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맞지만, 중국에서도 사천 음식이 트렌드라... 가게 되는 중식당 중 훠궈집이나 사천식당들이 많은건 어쩔 수 없는 듯.

저런 네온사인 간판이 나름 홍콩의 갬성이쥬?

오리 목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도 홍콩 감성이쥬? 아내가 홍콩 살 때 정말 너무너무 싫어했던 홍콩의 특징. 길거리 홍콩 바베큐도 그렇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베이징 덕도 그렇고, 머리채로 디스플레이 하는게.. 좀.. 식욕을... 필자도 공감한다.

그렇지만 이 나름의 갬성이 있다는 것도 알긴 알겠다.

바이브는 그냥 본토 홍콩보다 훨씬 깨끗하고 좋다 ㅎㅎ

캐쥬얼한 캐쥬얼 바이브.

시키진 않았지만 클레이 팟도 있고, 핫팟도 있고.. 근데 이제 광동식이라서 하나도 안매운...

홍콩식 바베큐도 돼지 오리 다 있다.

또 음료잔에 숟가락 넣어줘야 홍콩이지

음식은 평범하다. 그냥 캐쥬얼. 이 집은 그냥 돼지고기 바베큐 먹으러 가는 건데 가끔 심심하니까 다른 것도 시키자... 건강하고 싶으니까 야채도 좀 시켜보자... 하는 그런 집이다

제일 맛있는 건 돼지고기다. 차슈도 좋고 바삭(하려고 만들었지만 그다지 바삭하지 않은)한 바베큐도 좋다. 맛있는 음식 감별사인 하나가 이 집 돼지고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러니까 아마 맛있는걸로...

오리고기 반마리와,

한마리. 필자는 베이징 덕도 좋지만 이 홍콩식 오리고기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뭔가 한약재 향이 나서 좀 매력도 있고.. 근데 아내와 하나는 베이징 덕을 좋아하고 이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자주 못 먹는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물론 어떻게든 시키기까지만 성공하면 싸와서 집에서 혼자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가게는 맛이 특출난 건 아닌데, 적당한 가격, 적당히 편안한 분위기, 폭넓은 메뉴.. 등의 장점으로 의외로 자주 가게 되는 곳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코스타 메사 South Coast Plaza 안에 위치한 딘타이펑이다. 뭐 이미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라 설명은 생략... 아무튼 여긴 항상 대기 2 시간 정도는 되는 엄청난 인기장소이다.

물론 2 시간을 기다리는 건 아니고.. 집에서 온라인 대기 걸어놓고 대충 시간 맞춰서 가면 된다.

이런 커여운 캐릭터도 있다.

만석 닭강정 감성으로 반도체 라인처럼 뭘 만들고 있는데...

만두를 빚고있는 비동양인은 좀 귀한 광경 아닌가요?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

음식보다 먼저 디저트를 봤다. 예전에 딸내미 친구 아빠가, 대만인인 그 친구가 여기 디저트 호빵이 매우 맛있다고 해서.. 특히 초콜렛 들은게 맛있다고 해서.. 시뮬레이션 돌렸을 땐 절대 맛있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해서 한 번 도전해봤다.

항상 낮에 가서 시켜본 적은 없는데, DTF Old Fashioned 라는거 한 번은 먹어보고 싶다. 카발란에 우롱티 시럽... 왠지 맛있을 것 같다.

티도 커서 좋아요... 여기 티가 우롱이랑 자스민 선택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카페인이 있을 것 같은데 종업원이 카페인 없다고 두 번이나 확신에 차서 얘기해서... 물론 그래도 하나는 안 줬다. 디카페인 우롱티도 있나? 디카페인 자스민 있는거 맞아요? 뭔가 확신이 안 가서 그냥 어른들만 마셨다.

소룡포 먹는 법을 자세히도 써놨다. 뭐 일단 한 번은 해 보겠습니다만... 필자는 만두는 순정이라는 강한 신념이 있다. 간장따윈 필요없다!

이 오이 디시를 딱 보기만 해도.. 뭔가 안맵고 애매하게 매울 것 같지 않나요? 뭔가 왠지 모르게 달 것 같기도 하고.. 필자가 대만 음식에 대해 항상 하는 생각이 그 애매함이다. 뭔가 맵지도 않은 매운 맛과 쓸데없이 단 이상한 조합... 이 오이가 그랬다.

이 대구만두는 담백해서 좋았다. 역시 덤플링 속엔 생선이 들은 게 가장 맛있는 것 같다.

게 육수가 들어간 소룡포. 게 들어갔다고 당근으로 게 모양 넣어놓은 디테일 좋았다.

순정으로 왕 하고 먹는데, 게 껍질의 감칠맛이 입에 기분좋게 가득 찬다. 딘타이펑에서 유일하게 다시 먹고싶은 음식... 언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말해준대로도 먹어봤으나, 역시 순정이 최고다. 쓸데없이 식초 비율이 너무 높은 것 같은 DTF 추천 스타일.

뭐 그냥 보통...

이것도 그냥 보통...

이건 음식 전체적으론 너무 싱겁고 아쉬운 국수인데, 닭고기 만큼은 엄청 부드럽게 잘 조리하고 간도 좋아서, 국수가 아니라 국수 빼고 재료랑 닭고기랑 먹는다고 생각하면 꽤 맛있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디저트. 이건 팥 든 것.

이건 초콜릿 든 것.

상상이 가는 맛이지만... 누텔라 바른 식빵과 대동소이한 조합인데, 빵 비중이 너무 커서 초콜렛이 묻힌다? 저렇게 초콜렛을 많이 먹는데 그걸 빵이 다 덮으니까, 몸에만 안좋고 극도의 단 맛은 또 느끼지도 못하는.. 애매한 디저트 되시겠다. 하나 친구 아빠는 좋은 사람이지만 음식 추천은 신뢰도가 낮아져버렸다.

남은 음식 이렇게 포장도 깔끔하게 해 주는 게 굉장히 좋은 서비스인 것 같다. 갈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양에 비해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 대가족이 오기에 훌륭한 식당인 것 같다. 그럼 이렇게 얼바인 내 중식당 리뷰를 마쳐야 할 것 같다. 너무 긴 포스팅이 되어버렸다. 다음엔.. 파스타 집이나 모아서 올려봐야겠다.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