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2026

LA 한인타운 보리밥 전문점 보릿고개(borit gogae) 런치 후기

 이제 하나가 좀 커서, 주말에 LA를 다녀오는 것에 겁을 먹지 않게 되었다.


차에서 지루하다고 울거나, 식당에서 배고프다고 울거나, 뭐 그런 breakdown의 빈도가 줄어서, 부담감이 줄었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지난 주말에 LA 다운타운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하고 점심을 먹고 왔다.


자연사 박물관도 좋았지만,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이 너--무 맛있어서, 후기를 남기게 되었다.


미국에 이런 한식당이 있다니? 라는 충격을 주는 집이었다.


그럼 후기 시작한다.


후기

USC 근처의 LA 자연사 박물관. 공룡 전문 박물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애기랑 자연사 박물관 가면 특: 설명 하나도 안보고 그냥 뼈만 보다 나옴

원래는 서관면옥에 가서 평냉을 먹으려고 했는데,

옆집 간판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홀린듯 들어와버렸지 뭐야.

심지어 오픈 전에 줄도 선다. 맛있단 방증이겠죠?

물론 줄은 서는데.. 꽉 차진 않는다...아무튼.. 전체적으로 남양주 같은 곳에 있을 법한 산채나물비빔밥집 느낌이다.

LA 최고의 식당 101에 선정되었다고도 한다.

뭐 이런저런 뉴스들... 나름 근본이 있는 곳인가보다...

테이블 세팅은 나름 고오급스럽다. 한복 모양 받침이 예쁘다.

보리밥정식 인당 $35라서, 2인분 주문하고, 혹시 하나가 보리밥정식을 잘 안 먹을 걸 대비해서 굴비 하나 시켰다.

처음으로 나온 부각과 호박죽. 호박죽은 미니멀하게 달아서 아주 좋았고, 부각은 좀 기름맛이 났지만... 부각은 원래 기름맛이 나는거니까... 그냥 쏘쏘.

다른 음식들보다 호박죽이랑 부각이 빨리 나와서 하나가 배고파지기 전에 뭔가 입에 넣어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그리고 누룽지도 나오고...

이제 다 나온다. 일단 보리밥이, 100% 보리밥은 아니고 흰쌀이랑 섞은거다. 질량으로 보면 5:5 정도 되려나...

으따 나물들 예쁘다. 모든 나물들 다 보리밥 위에 얹고 된장까지 쓱쓱 넣어서 비벼먹었다.

나물들이 전체적으로 간이 슴슴해서 먹기에 편했다. 된장마저도 간이 많이 세진 않다. 먹고나서 속이 아주 편안해지는 훌륭한 음식들이었다.

물론 이제 비비고나면 dog밥 비주얼이 되죠...

반찬들도 책상 꽉 채울 정도로 많았는데, 다 맛있었다. 모든 것을 다 먹을 수 없어서 아쉬울 지경....

하지만 $40짜리 굴비는, 사실 굴비가 아니라 조기구이에 가까웠다. 조기구이는 조기구이대로 맛있지만, 굴비라고 하기엔 좀... 너무 생선이 팔팔해 보이던데... 맛도 좀 너무 raw한 맛이었다. 물론 맛있는데, 굴비는 아닌 것 같단 말.

딸내미가 김치전을 피자처럼 잡고 먹는다.

디저트는 팥죽. 특이한 게 옹심이 대신 알이 큰 옥수수 알을 집어넣었다.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옥수수가 생각보다 옹심이 역할을 잘 했던 것 같다. 옹심이보다 오히려 나은 것 같다.

디저트 양도 아주 좋았다. 그냥 딱 입가심 정도.

Plum juice라고 주신 디저트. 왠지 설탕 첨가일 거 같아서 마시진 않았다. 하나는 맛있다고 했다. 그랬겠지...

곶감 속 호두.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디저트다.

양이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이 곶감에 호박만큼은 한 사람당 세 조각 정도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필자가 좋아하는 디저트라서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가격은 팁 전에 $120. 이 돈에 이 정성이 든 음식이라면, 재방문할 수 있다. 일단 미국에서 이런 제대로 된 한식이 잘 있지도 않고 해서, 다음에 LA 오게되면 또 생각날 것 같다.

물론 그 때도 서관면옥과 내 마음속에서 경쟁을 해야겠지만.. 평냉도 먹고싶다...


이렇게 해서 굉장히 훌륭했던 나물 비빔밥집 보릿고개 후기 마친다.


얼바인이 아무리 한국인이 많고 해도, 한국 음식점 관련 인프라는 LA 한인타운을 따라올 곳이 미국 전역에 없는 것 같다.


LA 한타의 압도적인 한국스러움을 느끼고 돌아온 주말이었다.


보릿고개 강추추

1/26/2026

오렌지카운티 얼바인 근교 베이글 맛집 탐방 후기

얼바인은 동양인이 많이 사는 도시다.

구글에서 대충 찾아봐도 인구의 45% 정도는 동양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식 한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보바티 밀크티 등등 많은 건 장점이지만,

반대로 피자, 베이글, 햄버거 등 미국 전통음식은 매우 약한 편이다.

동양인 뺀 나머지 55%도 다 미국 백인인 건 아니기에... 가 원인일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얼바인에서 맛있는 베이글 찾기가 상당히 힘든데... 그 와중에 여기저기 방문해 본 후기를 정리해본다.

후기
일단 우승후보부터 봐야겠죠?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Shirley's Bagels다. 그냥 근본 오브 근본이라 우승후보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코비도 애정했던 베이글 집이라고 한다.

방문했을 때 3월이었는데 St. Patrick's Day 관련 머시기가 있다. 미국에서 봄에 이게 없으면 일단 백인들이 가는 집은 아니구나..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필자가 Ann Arbor에 있을 때 느꼈던 St. Patrick's Day의 중요도가, Austin, TX에서 더 약하다고 느꼈던 것 같고, Irvine, CA에서는 더욱 약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얼바인에서는 아예 안 느껴지는 정도...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가 없어졌나? 싶을 정도.

뉴포트 베이글 집 정도 와야 백인들이 좀 보인다...

근본 디스플레이.

안성재가 에드워드리 비빔밥을 보고 비빔밥이 아니라고 한 말처럼, 필자가 생각하기에 반죽을 물에 삶지 않으면 베이글이 아닌 것 같다. 그냥 가운데 구멍만 뚤렸다고 베이글이라고 하면 안되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 먹는 베이글은 대부분 식빵식감에 베이글 모양이라... 사실상 베이글이 아닌 베이글이 한국에선 주류인 것 같다. 셜리스는 당연히 근본이라 적당히 쫀득하면서 적당히 부드럽다. 그 밸런스가 맛있는 베이글의 핵심인 것 같다. 참고로 커피는 굳이 안 사먹어도 되는 맛이다.

그리고 이제 얼바인 내부에서 필자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Bagel Shack. 이 베이글 집 역시 San Clamente, Dana Point 이 쪽에서 시작한 체인이고, 브랜드의 네번째 매장이 얼바인에 오픈한 것이다. 얼바인에서 이런 맛있는 베이글집이 탄생할 리가 없다...

그냥 평범한 룩

근본 디스플레이. 이렇게 프릴 없이 깔끔한 게 베이글 집의 근본인 것 같다. 무심한 뉴욕감성이 좀 있어야...

이 가게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베이글 샌드위치의 빵과 크림치즈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Lox 샌드위치는 갈릭이나 어니언 베이글 안에 Lox 크림치즈를 넣어서 먹으면 훌륭하다.

이 가게의 단점이라면 크림치즈가 약간 적다는 느낌인데, 작은거 하나 사서 추가해서 먹으면 더 맛있어지는 것 같다.

여기는 얼바인의 전통강자 East Coast Bagels. 주말 아침에 가면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다.

내부도 근본노포 감성이다. 근데 이제 이 가게는 맛이 특출나다기보단..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가성비가 훌륭한 집이다.

2020년에만 해도 $5대 샌드위치가 있었는데, 요즘은 저렴한 것도 $10은 하는 것 같다.

이 가게는 적당히 쫀득한데.. 약간 좀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식감이라, 와 맛있다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필자 기준 어느정도 만족감을 갖고 먹을 수 있는 베이글집의 마지노선인 것 같다. 여기까진 그래도 또 가서 또 먹을 의향이 있다. 일단 가격이 매우 저렴하니까...

이제부터가 셜리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생 베이글집들인데.. 뭔가 조금씩 아쉽다. 그래도 이 가게는 이름부터 Boil and Bake라서, 근본을 지향하는 베이글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는 이제 재료 열심히 설명하고 뭐 직접 생선 머시기 하고 하는 좀 업스케일을 지향하는 베이글 집이다.

Loaded lox가 $20이니까, 베이글 샌드위치로 $20 벽을 넘는다는게 일단 굉장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신생 베이글 집 특: 베이글 종류가 줄어듬. 메뉴판도 쿨하게, 베이글 수도 쿨하게 줄인다. 5-6개 정도로.

또 신생 베이글집 특: 디스플레이 기가 매킨다. 예뻐서 우왕 인스타에 찍어서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이 가게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훌륭한데, 재방을 안하게 되는 이유가 셜리스보다 약간 더 쫀득해서 베이글 한 개를 다 먹기에 식감이 약간 부담되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 가격까지 셜리스보다 비싸니까... 다음에 선택을 할 때 "굳이?"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집근처라면 그럼에도 갔을 것 같지만... 셜리스냐 여기냐 결정해야 되는 입장에선 항상 셜리스인 것 같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를 준, 얼바인에 최근에 생긴 Rise Bagels 되시겠다.

여기도 Boil and Bake처럼 우왕 우리 좋은 재료 씁니다 하는 디스플레이다. 아이 상큼해.

자 이제 메뉴를 보면 우 탕 베이글, 불고기 베이크, 포케몬 등등 일단 근본에서 굉장히 멀어졌음을 알 수 있고, 뭔가 동양인이 운영하는 베이글집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주인이 동양인이 아니어도 최소한 동양의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인 것 같다.

가격도 과감하게 $25까지 올렸다. 그리고 맛은? 당연히 이제 근본이 없으니까 반죽 삶기를 생략한 맛이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빵이긴 한데, 베이글은 폭신하고 부드러우면 안되잖슴? 그리고 올라간 토핑들의 밸런스도... 베이글 종류가 몇 개 없어서 소금 베이글과 후리카케 베이글에 각각 올려서 먹었는데 (소금과 후리카케 베이글 자체도 근본력이 일단...) 밸런스가 안 맞는다. 토핑도 짜고 빵도 짜고... 안타까웠다. 동양 터치로도 맛있는 베이글은 만들 수 있을텐데... 일단 반죽은 좀 더 삶아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건 베이글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 얼바인과 얼바인 근교 베이글 집 후기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