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86년생이라서,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는 카톡이 없는 세상을 살았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그랬지만, 여자친구와도 핸드폰 없이 만났던 시절도 있었다.
그 때의 썸이라면, 고등학생 때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관심이 있는 그녀가 자정에 셔틀을 탈지, 12시 30분일지, 11시 30분일지를 예측하던, 그 설렘이 지금와서 보면 썸이었던 것 같다.
그런 시절을 거쳐서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카톡이 생기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 때도 더 이상 선불 전화카드가 필요없게 되고, 페이스북이 유행하고, 그렇게 관계에 쉴 틈이란 게 없어지면서,
소중함도 사라지고 간절함도 사라진 것 같다.
꼭 관계에 소중함과 간절함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녀와 통화를 하기 위해서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서, 그녀의 부모님에게 그녀 좀 바꿔달라고 말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으로선 그 시절의 단점만큼 장점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지금의 단어로 짧게 요약하면 낭만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관계엔 낭만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약없이 기다렸던 그 비효율은 낭비된 시간과 감정만큼 낭만을 제공했다.
2012년 발매된 나얼의 바람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기론 나얼의 오랜 연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나오게 된 것일 거라고 하는데, 필자도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음악이 나온 시점 때문에, 2012년이라는 그 타이밍과 그 가사와 갬성 때문에,
필자에게는 낭만의 시대가 막을 내림을 알리는 노래라고 여겨진다.
그의 9 년(이라고 알려진)의 연애가 끝나며 만든 노래가,
공교롭게 필자의 20대가 막을 내려가던 시점에,
그리고 아날로그 사랑이 막을 내려가던 시점에 나오게 된 것이었다.
바람기억을 들으면, 그 낭만의 시절이 생각이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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