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2026

그렇게 아버지가 되는걸까?

유튜브 shorts를 보다가 인터스텔라는 각본보다 먼저 한스 짐머의 음악이 나왔다는 썰을 보았다.


그 썰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그 썰에 의하면 감독인 크리스토퍼가 한스에게 아빠가 자식을 떠나는 이야기라는 내용과 함께, 아빠의 대사는 "다녀올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아이의 대사는 "언제?"라는 것을 포함하고, 이걸 배경으로 음악을 써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악이 Hans Zimmer의 Day One.



이 음악은 뭐 이미 너무 유명하지만, 이 음악을 이렇게 full로 들어본 적은 없었는데, 처음부터 들어보니 확실히, 우주의 느낌보다는 모험의 느낌이 강한 것 같다.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하나가 우리 부부에게 온 날부터 하나를 키워나가는 프로젝트가 큰 여행처럼 느껴진다.

끝이 정해진.

물론 가족이란 관계가 끝이란 게 있겠냐마는, 그리고 끝이 없기를 바라지만,

일차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죽기 때문에 이승에서 끝이 있을 것이고,

이차적으로 하나가 부모로부터 독립할 것이기 때문에 끝이 있을 것 같다.

아마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혹은 동거를 하고), 그리고 출산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물론 하나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모든 것은 하나의 팔자이자 삶이지만, 높은 확률로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그리고 어떤 팔자를 타고났다 한들, 일차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죽기에, 어차피 끝은 필연이다.

며칠 전 이모부와 사촌언니와 함께 다녀온 레고랜드

끝이 정해진 이 여정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운명이 허락하는 시간 안에서 최대한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또 내가 없어도 하나가 즐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신과 육체를 단련시키고, 또 욕심을 덧붙이자면, 내가 바라는 어떤 가치를 하나도 좇으며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생이 너무 짧다.

나의 아버지는 55세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94세에 돌아가셨다.

나는 평균이라면 75세 정도일까? 그렇다면 35년 남짓 남았다.

35년은 내가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면 전광석화 같았던 전반전만큼만 남은 인생의 후반이다.

그런 조급함이 이 노래에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초조하고, 그래서 슬프고, 성장을 바라보며 벅찬 마음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시 조급함이 앞서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이렇게 아버지가 되는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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