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2026

딸내미 때리고 후회가 되는 밤

인생은 등가(인지는 몰라도) 교환이다

 

아 근데 글을 쓰기에 앞서, 뭐 때렸다고 진짜 때렸다는게 아니라...


요즘 딸내미가 나랑 엄마를 왕왕 때린다.


그렇다고 애가 때리는 게 뭐 아프겠냐마는, 뭔가 맘대로 안 풀리면 원래


You are not coming to my birthday party 였는데,


요즘 좀 격상돼서 I will hit you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주먹으로 퍽 때린다.


당연히 아픈 건 아니고, 예고 폭행이라 피하고자 하면 피할 수 있고, 막고자 하면 막을 수 있지만, 걱정이 좀 된다.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한테 이러면? 선생님한테 이러면?


항상 절대 그러지 말라고 말로만 하다가 오늘도 또 그러길래 비슷한 파워로 나도 "그럼 나도 때린다" 하면서 팔뚝을 찰싹 때렸다.


처음 맞고는 장난치는줄 알았는지 똑같이 나를 또 때리길래 나도 똑같이 또 때렸다.


아마 두번째는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렇게 한다고 느꼈던 것 같고, 본인이 좀 아팠던 것 같다. 그리고 놀랐던 것 같다.


그래서 적당히 절대 누구 때리거나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그게 통했는지 어땠는지 모르는 채로 유야무야 상황이 넘어갔다.


그리고 지금 딸내미는 자는데 나 혼자 좀 아까 그게 미안해서...


사과를 해야되나, 근데 사과를 하면 훈육이 안 되는건가, 이렇게 멀어지나, 그건 싫은데,


등의 잡생각을 좀 하고 있다.


혹시 나중에 하나가 나이가 들어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사랑하는 딸내미의 어느 곳이라도 정말 때리고 싶지 않았는데, 뭔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서 했는데, 잘 한 것인지 확신은 없는 상태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랬다는 부분을,


좋게좋게 이해해주면 좋겠다.


가장 큰 바람은 내일이면 기억도 못하는 것이지만, 근데 그렇게 치면, 기억도 못할거면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는게 항상 최고인거잖아? 분명히 기억을 하게 되니까 훈육이라는 게 있는거잖아?


그러니까 역시 훈육과 약간의 멀어짐을 등가교환했다... 인 상황인 것 같다.


인생은 등가교환...


연금술사나 보다 자야겠다.

6/22/2026

덴버 4박 5일 여행 중 괜찮았던 식당들 모음

덴버를 생전 처음 방문해 본 입장에서, 덴버란 도시가 어떤 곳인지, 뭘 기대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고, 그래서 당연히 어떤 식당을 가야하는지 조사도 전혀 못하고 방문하게 되었다.

60대 후반의 노모와 4세 유아까지 고르게 분포한 가족 여행이었으므로, 모두가 갈 수 있는 무난한 식당만을 방문했고, 8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식당만 방문했다.

전체적으로 덴버의 음식점에 대한 느낌은, 남부 캘리포니아에 비해서 모든게 부족하단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여행객들이 방문해 볼만한 식당들이 조금 있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 중 몇개만 정리해서 공유해보고자 한다.

후기
덴버의 자랑 유니언 스테이션 내에 위치한 Mercantile이 필자가 즐겁게 경험한 첫번째 식당이다.

뭐 이런 식으로 오래된 역사를 리노베이션 해서 이런저런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 Mercantile!

스타나 빕 그루망 등 뭔가를 받은 건 아니지만, 미슐랭 가이드 덴버 편에 소개는 되어있는 식당이다.

런치는 $35에 투 코스이고, 페어링 두 잔이 $15이다. 필자는 브로콜리 샐러드와 포케를 시켰다.

분위기는 이런 식.

덴버 살았으면 꽤 자주 왔을 듯...

이 가게를 높게 쳐주는 이유는 이 브로콜리 샐러드 때문이다. 브로콜리를 먹으면서 "오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인생에서 잦지 않은데, 여기서 느껴봤다. 거의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태어나서 먹은 '브로콜리가 주재료인 요리 중 최고'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아내가 먹은 딸기 비트 샐러드. 필자는 음식에 과일 넣는 건 거의 무조건 싫어한다. 석류도 사과도 왈도프도 안된다.

하나가 시킨 키즈메뉴 중 치즈버거. 네 뭐... 미국 베이비들은 이런 거 먹어야죠...

그리고 나온 포케. 포케는 정말 두 눈 뜨고 못 볼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이렇게 망가질대로 망가진 포케마저도 잘 만든 치즈버거보다 더 자주 당기는 걸 보면, 필자는 역시 김치맨인가 싶다. 이 포케가 맛이 간 이유는.. 일단 밥이 뭐 햇반 데워준 거 같은 밥인데.. 아니.. 햇반을 데우고 거기에 물을 반컵 붓고 1분 추가로 전자렌지에 데운 거 같은 밥이었다. 엄청 질고 포케로 쓰기엔 너무 뜨겁고 ㅎㅎ 밑에 생선 익었을 듯... 근데... 그렇게 망할대로 망한 포케지만 전체적으론 그냥 나쁘지 않았단 느낌이었다. 덴버에 사는 백인 아재가 말아주는 야무진 포케였다. 이딸랴 사람들이 미국에서 크림 듬뿍 넣은 까르보나라를 보면 이런 기분이겠지... 그럼에도 햄버거보단 그걸 더 많이 찾겠지...

엄마가 먹은 돼지고기 패스트라미. pastrami, 루벤, 그릴드 치즈, 뭐 이런게 미국 근본 샌드위치 느낌인데... 필자는 위고비 이후로는 이런 음식은 보기만 해도 자신감을 잃는다. 반 개도 쉽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아무튼, 그래도 본인에게 맞게 잘만 주문하면 꽤 괜찮은 식당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추천할 만한 식당은 다운타운 리츠칼튼 근처에 위치한 이탈리아 식당 Panzano이다. 판자노는 이딸랴 토스카나 지방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 내에 위치한 도시 이름이다. 넷플릭스 The Chef's Table에 나오는 다리오 체키니의 식당이 위치한 곳으로 나름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이탈리아 식당 이름이 피렌체나 로마, 시칠리아가 아니라 판자노라고? 그러면 가야되는게 맞다. 미국에서 한식집이 서울가든이나 부산횟집 이런거면 일단 의심이 들 수 있지만, 목포집 순천집 이러면 가는게 맞잖아요.

내부는 깔끔. 거의 고급.

사진에 잘 안 나왔네.. 찍은 줄 알았는데 잘못 찍었네.. 허헛.. 아무튼 화덕도 있다.

근데 화덕이 있는 것 치고 저녁 메뉴에 피자는 없다. 그것도 마음에 든다... 필자는 위고비 이후로 파스타를 거의 라구, 볼로네즈를 시킨다. 여러 그릇을 먹을 순 없고, 한 그릇에서 가장 영양 밸런스가 좋은 걸 먹고 싶어서... 그렇다. 

그래서 시킨 볼로녜즈. 훌륭했다. 고기도 많고.. 물론 아내가 시킨 아라비아따가 맛은 더 있었다. 아라비아따 엑스트라 스파이시가 이탈랴 식당에서 시킬 수 있는 파스타 중에서 제일 맛있는 것 같은데... 뭔가 영양적으로 너무 탄수만 있는 것 같아서 좀 덜 시키게 된다.

형이 시킨 버팔로 ribs. 이런걸 보면 굳이 왜 소 말고 버팔로를 쓸까? 생각이 드는데.. 뭔가 유통에서 마진을 남길 수 있다거나... 아니면 그냥 셰프가 쪼가 있다거나 그런거 아닐까 싶은데.. 아니면 정말로 맛의 차이가 있는건가? 소스 없이 고기만 구워서 양쪽에 놓고 먹어보면 차이를 느낄런지 모르겄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버팔로를 먹고 음 이맛이지 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버팔로 바이슨 veal 뭐 다 비슷...

하나는 마르게리따~

이 가게에서 가장 특징적인 메뉴는 fritto misto였다. 찾아보니 이딸랴에서는 꽤 자주 보인다는데, 필자는 이탈랴에서도 미국에서도 본 적이 없던 메뉴였다. 그냥 모둠튀김이 별 건 아닌데... 깔라마리 하나만 주는게 일반적인 미국 식당 메뉴판인데, 모둠튀김이 있어서 좋았다. 야채튀김 마니아로서 굉장히 만족했다. 이렇게 두번째 식당 끝.

쉬어가는 추천으로.. 이 아이스크림 집 덴버 유니언 스테이션 안에 있는 Milkbox Ice Creamery 라는 가게인데, 두 번 드세요. 세 번 드셔도 됩니다.

마지막은 덴버 다운타운 포시즌즈 호텔 근처에 위치한 묵식당 타마요.

입구가 건물 대각선으로 나있는 멋진 구조.

남가주 Dana Point에 위치한 리츠칼튼에 입점한 Raya라는 식당이 Richard Sandoval이라는 셰프가 운영하는 곳인데, 이 Tamayo도 같은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길래 믿고 가봤다.

메뉴 심플. 신뢰도 상승.

이거 비밀인데, 칩스랑 살사 시키면 칩스 무한리필 해 줍니다. 꼭 시키셔야 됩니다.

우리 가족은 그냥 fajita로 통일해뿌렀다. 소고기는 ribeye보다 skirt가 맛있다. 당연한게.. 두터운 고기일수록 fajita를 주는 철판 환경에선 굽기 조절이 힘들겠쥬?

치킨 맛있음...

디저트도 무난히 맛있음.. 그냥 영혼은 없는데 적당히 먹고 마시기에 좋은 가게이다. 마가리따는 맛있는데 house old fashioned는 최악이었다. 묵식당에선 묵음료를 시킵시다... 이렇게 덴버 음식점 추천 끝.

아, 그리고 공항에서 괜히 엄한데서 비싼 돈 쓰지 마시고 엠빠나다 드십셔.

걍 이런 핑크핑크한 엠빠나다 집이 있는데... 엥간한 음식점보다 그냥 여기가 낫습니다... Half Moon Empanadas라는 가게인데, 이 가게가 좀 특이한 게,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잘 된 가게인데, 그 다음 확장을 공항 내로 골라서 한다. 그래서 마이애미 제외하고는 타주에는 전부 공항에만 입점... 특이한 전략인데, 나쁘지 않은 전략인 것 같다. 역시 세상에 똑똑한 사람이 느므 많다.

종합 한줄평
덴버는 거의 백인이 장악한 도시다. 그리고 유럽에서 스위스랑 바이브가 비슷해서 그런지.. 산에 살면 사람이 입맛이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아 지는건지... 미식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도시였다.

위에 나열한 곳보다 맛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찾기 쉽지 않을걸요?

이상 후기 끝.

6/21/2026

콜로라도 주 덴버 시에 위치한 Four Seasons Hotel Denver 숙박 후기

덴버를 다녀왔다.

숙소, 구경한 것들, 그리고 먹은 것들로 나눠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먼저 숙소, 3일 숙박하면 나흘째는 무료인 프로모션이 있어서 좋은 가격으로 묵을 수 있었다.

Four Seasons는 예전에 베가스 이후로 두 번째였는데, 그 땐 애기가 없어서 이렇게까지 만족감이 좋지 못했다.

이번에 아기와 다녀와보니 디테일에서 큰 감동을 느꼈다.

그럼 후기 간다.

후기

킹 베드 룸에 rollaway bed 추가했다. 돌이켜보면, 굳이 rollaway bed 추가 안 했어도 될 뻔 했다. 그냥 킹에서 셋이 자도 되는디...

화장실 깔끔. 이제 디테일을 보자면,

웰컴 쿠키.

초콜렛 칩 쿠키와 우유가 방에 놓여있다. 우유는 얼음바구니에 들어있어서 시원했다.

화장실에 보니 아기용 샴푸, 컨디셔너, 그리고 바디워시가 따로 있다. 최고다. 성분도 애들이 쓰기에 안전한 것들만 들어있다.

어른용 용품은 grown alchemist. 리츠칼튼의 딥티크에 비해 향이 더 쿰쿰했다. 향 자체는 필자 취향인데, 성분이 더 좋은건지.. 향이 좀 빨리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네 살 베이비를 위한 스툴도 있어서 좋았다.

욕조 안에도 이런 배려가... 감동이었다.

게다가 이런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노트도 있었다. 비록 굳이 불러서 쓴 건 없지만, 이런 준비가 되어있다는 디테일이 만족스러웠다. 예약을 필자 혼자 하고 방을 세 개를 했는데, 4살 아기가 있는 우리 방만 저게 있고, 9살이 막내인 형네 가족 방에는 저게 없었다. 디테일 훌륭...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텐트! 텐트가 방에 있으니 문을 열자마자 딸내미가 우왕~ 하며 달려가는데, 그 때 이미 이 숙박의 만족도가 꽉 채워졌다. You had me at hello, 가 생각나는.

베이비 슬리퍼까지.. 딸아빠 취향저격 방이었다.

8인 가족이서 방 세 개나 빌려서 묵었던지라, 매번 복작복작해서 방에서 커피 마실 일은 없었지만 커피 포트도 있었다.

그리고 마무리인 너ㅓㅓㅓㅓ무 편안했던 침구까지... 덕분에 잠을 엄청나게 잘 잤던 것 같다 매일매일...

물론 여기까지 행복편이었고 절망편도 있는데.. 이 호텔 안에 딱 하나 있는 레스토랑 Edge Restaurant and Bar. 당연히 호텔 내 유일한 식당이니까 아침 점심 저녁 다 한다. 우리는 아침과 저녁을 가 보았다.

근데 아침 스무디에 이거 머꼬? 블루베리 스무디 위에 장식으로 나온 블루베리에 곰팡이가...

그래서 이거 멉니까? 했더니 새 음료로 교체해줬다. 아침은 스무디랑 크라상. 스무디는 나중에 결제할 때 빼 줬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이건 형이 먹은 아보카도 토스트인가? 뭐.. 뭔가 빵.. 필자는 크라상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가족들은 그냥 보통이었다고.. 약간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니까 나도 그런갑다...

그리고 저녁에 축구를 보러 Bar에 왔다. 한국 vs 메히꼬.

근데 고오급 호텔이라고 축구 음성 안 틀어주고 라이브 뮤직 연주해서 마음이 아팠다...

소고기 타코, 보이는 것처럼 훌륭하다. 살사도 깔끔하고 맛있다. 멕시코 시티 길거리의 기름지면서 건강하지 않은 맛있는 맛은 없지만, 건강하면서 충분히 맛있는 미국 타코 맛.

형이 말하길 본인이 최근 먹은 윙 중에서 거의 가장 맛있는 거 같다던 윙.

근데 필자가 인생에서 먹어본 fish and chips 중에서 손에 꼽게 가장 맛이 없는거 아닌가 했던 생선튀김. 대구가 크기가 엄청나게 큰데, 그 두꺼운 생선을 오버쿡해서 뻑뻑해도 너무 뻑뻑했던... 타르타르가 없었다면 도저히 먹지 못했을 것 같은 맛이었다. 축구도 지고 음식도 아쉽고... 마음이 아팠다...

종합 한줄평
Four Seasons는 태어나서 두 번째 숙박이다. 예전에 갔을 때는 아기 태어나기 전이라 이런 디테일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가족들을 위해 배려해주는게 너무 좋았다. LA, 오렌지 카운티, 팜 스프링스에서 항상 리츠 칼튼이 가족 최고의 호텔이라 여겼었는데, 이번에 경험해보고 나니 four seasons가 한 수 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근데 식당은 좀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이상 four seasons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