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2026

근황토크

얼바인에 새로 생긴 밀크티 집. 얼바인 밀크티 시장은 과잉경쟁이 대단하다. 그래서 소비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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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오퍼를 받았다고 당장 일상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고, 어쩌면 졸업을 준비해야 하니까 더 바빠진 것에 불과하다. 그래도 엄청나게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덜게 된 것이라, 일이 많다고 해도 마음이 가볍다. 역시 삶에서 "마음먹기"는 너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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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동안 가장 힘든 일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재정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던 것 같다. 필자의 지출을 아는 사람들은 "너 정도면 고생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 입장에선 없는 살림을 쥐어짜서 최대지출을 해낸 거라, 역시 또 마음 고생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해야만 했던 것은.. 예를 들어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아이와 그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이가 기억을 못 하더라도, 날씨 좋은 까보에 가서 수영장에 데려가면 엄청나게 좋아한다.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 가서 부페를 가면 아이가 뭘 잘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다. 그걸 위해 주식을 팔고 뭐를 하고 무리를 했지만, 그럼에도 하고 싶었다. 그 때가 아니면 이 돈을 아껴서 미래에 더 가치 있게 쓸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아닐 수도 있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지출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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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챔피언스 리그를 라이브로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18-19 챔스 결승인가? 라기엔 미국에 와서도 분명히 본 적은 있는데.. 그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최소 2, 3년은 된 것 같다. 오퍼를 받은 김에 오랜만에 다시 봤다. 여전히 재밌었다. 나이가 들고 육아를 하면서 나를 버리면서 이제 예전의 나는 과거에 묻은 것 같지만, 역시 나라는 사람은 아직은 존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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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에서 인터뷰를 할 때만 해도 수업을 3-0으로 만들어줘서, 일 년의 많은 시간을 얼바인에서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최근의 전화통화에서는 2-1이 될 수 있다고 해서, 버팔로에서의 시간이 훨씬 많아지겠구나 생각하고 있다.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벌써 버팔로와 근교 도시의 유명한 음식점들을 다 체크해 놓았다. 새롭게 시작될 일상이 기대된다.


월급을 받으면 뭘 제일 하고싶어? 라고 생각해보니, 필라테스를 좀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일주일에 축구 2 회 필라테스 2 회 정도 하면... 꽤 만족스러운 삶이 될 것만 같다. 물론 버팔로에서 축구가 될까? 생각해보면... 주 2회 필라테스 주 1회 타바타 같은거... 정도면 되지 않을까.. 암튼 돈을 내고 하는 운동을 좀 하고싶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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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싹이 났던 해바라기 네 개 중에 한 개는 일찌감치 보내줬고, 남아서 잘 자란 세 개 중에서 두 개가 꽃을 피웠다. 항상 튼튼하던 아이는 꽃을 두 송이나 피웠고, 나머지 한 개는 한 송이를 피웠다. 마지막 해바라기는 결국 꽃을 피우지 못한 채로, 잎을 새들한테 뜯어먹혔다. 새들이 잎을 먹는걸 목격했으면서도 막지 않았다. 그냥 그게 그 해바라기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인 것만 같았다. 혹시 막았다면 꽃을 피웠을까? 그건 모르겠다.


가지 않은 길을 경험할 수는 없다.


이상 근황토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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