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2026

육아 감성 뻘글: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한 노트

오늘 하나 발레 수업을 갔는데, 기다리면서 tastea를 한 잔 마셨다.


그리고 카페인 때문인지 차가운 음료를 마셔서 그런지, 갑자기 체한 것처럼 머리가 아프고 속도 안 좋아서, 수업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토를 도전해보고 잘 안돼서 드러누웠다.


마침 그 때 아내도 장을 보러 나가서 집에 하나랑 나만 있었는데, 내가 드러누우니까 하나는 내가 안 놀아준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안 좋아진 거 같았다.


내가 아파서 그런거라고 설명해도 딱히 도움은 안 됐던 것 같다.


좀 누워있다보니 하나가 너무 조용해서 걱정돼서 불러보니 문 밖 패티오에 혼자 있었다더라.


그래서 그러면 위험해서 안 되고 집 안에 있으라고 하니까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웬만하면 침대에서 내려와서 달래주고 놀아주고 했을텐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그냥 누워서 헤롱대고 있다가, 아내가 집에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가 밤에 잠들고 나서 생각을 좀 해보니,


1. 하나는 내가 정말 아파서 그랬다고 생각했을까,

2. 내가 버팔로에 잡을 잡으면서 아내와 하나의 base는 얼바인인 것으로 하는게 맞는걸까,


에 대한 걱정이 좀 생겼다.


1번에 대해서야, 뭐 시간이 지나면 또 시간 많이 보내고 하다보면 잊혀질 거라 큰 일은 아닌 것 같지만, 2번까지 엮어서 생각해보면, 자주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지면 이런 오해를 풀 시간조차 없을 수 있다.. 결국 멀어질 수 있다.. 멀어질거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얼바인에 base를 두는게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로는 소위 "기"라는 부분이 걱정되서이기도 하다.


지금 하나 학교에 하나 나이의 반이 세 개 있는데, 하나의 반은 12명 중에 동양인이 절반이 넘고, 다른 반은 동양인이 마이너이긴 하다. 그렇다고 한두명 있고 그런건 아니지만...


아무튼 다른 반에 다니는 또 다른 한국 아이가 있어서 그 아이를 보거나 그 아이 부모와 이야기해보거나 하면 확실히 좀 majority가 아닐 때 오는 어려움이란 게 있긴 있는 것 같다. 소위 "기를 못 펴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같다.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 특히 얼바인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인으로서 majority로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나 다름없다.


다른 곳도 아니고 업스테잇 뉴욕으로 이사를 간다? 지금과는 너무 달라질 미래라 걱정이 앞선다.


물론 모든건 사바사라 부모가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 또 하나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너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이고, 감수하고 싶지 않은 리스크인 것 같다.


어쩌면, 차라리 아빠와 약간의 거리가 생기더라도 그 쪽을 어떻게든 노력해서 만회해보고자 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이건 내가 노력하기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아서. 학교에서의 시간은 부모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물론,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부모자식간의 거리감을 필자가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직 한 번도 떨어져서 지내본 적이 없어서...


아무튼, 미래에 하나가 보든 필자가 과거를 회상해보든, 이런 결정까지 도달한 thought process는 남겨놓는 쪽이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남겨보게 되었다.


특히 오늘 일을 생각해보니, 내 의도와는 다르게 발생하는 사건들이 있고, 그러한 사건들로 인해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좀 느끼게 된 계기인 것 같아서,


그냥 남겨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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