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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에 싹을 티운 해바라기가 드디어 꽃이 피었다. 이번 겨울 필자에게 찾아온 기쁨 중 하나. |
결혼을 하고 외벌이를 하면서 일차적인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고, 아기를 갖고 아기를 키우게 되면서 추가적인, 엄청나게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주위를 보면 이러한 책임감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일단 책임감의 크기 자체가 다르기도 하고,
같은 책임감도 무겁게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도 한 것 같다.
주위를 보면 첫째로 자라거나, 첫째는 아니어도 가정에 대한 수준 높은 책임감을 어릴때부터 가졌던 사람들이 보다 이 문제에 타격이 없는 것 같고,
막내로 자라거나 해서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크게 느껴보지 못한 이들이 갑자기 닥쳐온 책임감에 좀 더 놀라는 것 같기도 하다.
필자도 막내로 자라서 그런지, 애시당초 가족들한테 "책임"이라는 걸 크게 안 느껴봐서 그런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남들보다 좀 더 부과된 책임감에 대해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두에게 정확히 물어본 건 아니지만, 왠지 남들은 별 생각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좀 그거보단 부담을 느끼는 것 같은?
물론 그냥 필자가 이런 프레임으로 바라봐서 그런 거일 수도 있고, 막내니 뭐니 전혀 상관 없을수도... 그냥 사바사일 수도 있겠다.
비슷한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부담을 느낀다고 부담을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는 건 아니다. 예컨대, 아기가 어떻게 크든말든 아내한테 일임하고, 아니면 뭐 이혼을 통해서 다시 나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내용이 아니다.
그런다고 행복해 질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불행해 질 것 같으면 같았지, 그걸 해결책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다시 구축하고 싶다는 수요는 있다.
아기를 잘 키우고 아기한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면서도, 아내와의 소통이나 시간 보내기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아니 어쩌면, 약간의 무리를 주더라도, 내 영역을 지금보다는 확보하고 싶다는 생각인 것 같다.
물론 이 결핍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내리막인 건강도 있고,
돈이 부족한 것도 있고,
그냥 또 나이가 들면서 뭘 해도 재미가 없어지는 그런 요인들도 있는 것 같다.
예컨대, 블로그든 소셜 미디어든 온라인 세상에 뻘글을 투척해서 뻘소리를 주고받는 것도 낙이라면 낙이었는데, 가족이 생기다보니 뻘글이 내가 바라는 수준보다 훨씬 정제된 형태로만 나오게 되어서, 뭔가 표출하고자 하는 수요가 충족이 안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다고 뭐 신경 안쓰고 뻘글 쓰면서 키배 뜨고 그러면, 그런다고 좀 나아질까?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도 않고...
그냥 미드라잇 크라이시스를 향해 다가가는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것인가...
아니면 이게 크라이시스인가!?
뭐 그냥... 답없는 단상에 대한 답없는 뻘글을 적어보고 싶었다.

미드라잇 --> 미드라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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